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실종자의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에는 이번 사고와 무관한 사람들이 가족들의 격앙된 감정을 이용해 과격한 행동을 선동하는 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실종자 학부모 대표를 자처했던 인물도 사실은 이번 사고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찾았을 때 진행을 맡기도 했던 세월호 침몰 사고 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 송정근 씨는 알고 보니 세월호 실종자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인물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경기도의회 의원 예비후보인 사실이 드러나자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송 씨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학부모대책위원회 대표는 실종자 가족 중에서 재선출됐다.

지난 20일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던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 항의 방문에 나선 것도 사고와 관련 없는 일부 자원봉사자의 선동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조모 군의 친형인 조원선(25) 씨는 21일 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실종자 가족도 아니고, 단원고 학생도 아닌 학생들이 선두에 서 있었다”며 “그들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실종자 가족과 경찰 간 대치 상황에서도 실종자 가족과 관련 없는 학생들이 선두에 서서 “이럴 때가 아닙니다. 나가십시오’라고 부추겼다”며 “유족들은 어느 순간 자원봉사자들이 선동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진도실내체육관 내 일부 자원봉사자가 실종자 가족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각종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19일부터 자체적으로 학부모임을 나타내는 명찰을 달고 다닐 정도다.

한편 세월호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 잠수부 행세를 한 홍가혜(26) 씨는 21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