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와 관련한 각종 괴담이 온라인을 통해 활개치면서 사고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각종 괴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급속도로 유포되면서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유언비어는 사고 발생 초기부터 나왔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온라인에는 배 안의 생존자가 보냈다는 ‘아직 사람이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돌아다녔다. 실종자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이었지만, 경찰의 수사 결과 경기 김포시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의 장난으로 밝혀졌다.

이후에도 ‘선내에 생존자들이 있다’는 내용의 확인되지 않은 메시지가 온라인에서 떠돌아 다녔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실종자 가족에게 큰 상처를 안겨줬다.

또 민간 잠수부라고 주장하는 여성은 18일 종편채널에 출연해 “선내 생존자가 있으며 잠수부가 수중에서 선체 벽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했다”, “해양경찰 측에서 수색에 나선 잠수부들에게 ‘대충 시간만 때우고 가라’고 말했다”, “프로 다이버들의 수색을 정부가 막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은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해당 여성은 체포됐다.

또 세월호 침몰이 한·미 훈련 때문에 무리하게 항로를 변경하다 발생했다거나, 잠수함과 충돌했다는 의혹도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승객을 내버려둔 채 탈출해 국민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이준석 세월호 선장의 연락처가 SNS에 유포됐지만, 연락처의 실제 사용자는 경기 남양주시에 사는 중학생으로 확인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괴담을 악용한 각종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객선(세월호) 침몰사고 구조현황 동영상’이라는 내용과 인터넷 주소가 포함된 스미싱 문자가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폰으로 해당 주소를 클릭하면 악성 애플리케이션 ‘구조현황.apk’이 다운되면서 기기 정보,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등이 유출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