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와 관련해 이준석(69) 선장 및 승객 구조 없이 먼저 탈출한 선원, 청해진해운 사장 등 경영진과 실질적 오너, 안전점검 책임을 맡은 관리당국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나면서 사고에 대해 책임이 있는 이들은 대부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고 이후 허위사실을 유포한 일반인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이 선장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지난해 7월 신설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선박사고 도주죄가 적용됐다. 긴급상황에 처한 선박의 구조요청을 외면하거나 조난 선박의 승무원이 구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승객이 숨진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검찰은 이 선장의 혐의가 중하다고 판단해 당초 예상됐던 업무상 중과실치사상죄(5년 이하 징역)보다 형량이 높은 선박사고 도주죄를 적용했다.

이 선장에 대해서는 형법상 유기치사죄도 함께 적용했다. 형법 275조에는 ‘노유, 질병 기타 사정으로 인해 도움을 요하는 자를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자가 직무를 유기해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돼 있다. 조타실을 맡은 3등 항해사 박모(26) 씨와 조타수 조모(55) 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와 수난구호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세월호를 운항하는 청해진해운의 오너 등에 대해 출국금지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청해진해운 운영 과정에서 무리한 운항을 지시했거나 위법·탈법적인 객실 증축, 화물 과적, 선장·선원에 대한 안전교육 미흡 등에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세월호에 대한 안전검사, 객실 증축 허가 과정 등에 위법이 발견된다면 해당 공무원 등도 형사처벌될 수 있다.

방송 인터뷰에서 민간잠수사라 밝히며 허위사실을 말한 홍가혜 씨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이 적용됐다. 사정당국은 ‘세월호’를 미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스미싱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