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당국과 금융감독당국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실소유하고 있는 청해진해운을 대상으로 미국, 프랑스 등의 역외탈세와 해외 재산 도피, 불법외환거래 의혹에 대한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 24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보유자산 축적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규명하는 게 목적으로 관련기관이 총동원된 전방위 조사 성격을 띠고 있다.

22일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검찰 수사와 함께 국세청과 금감원이 각각 유 전 회장 일가의 혐의 여부를 가리기 위한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을 대상으로 해외 자산 취득 과정에서의 탈세 혐의와 재산 국외 도피, 국내 차명계좌를 통한 자금 은닉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는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현재 관련 내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의 불법 외환거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의)부동산 취득 및 신고 여부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해외송금 및 투자 과정이 적정했는지를 포함해 현지법인 운영과정 등의 탈법 여부를 가리겠다”면서 “외국환거래법상 조사 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외국환거래법은 자본거래를 할 경우 거래 목적과 내용을 외국환 거래은행에 미리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관련 외국환거래 일정기간 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또 사안이 중대하면 검찰, 국세청에 통보해 형사처벌과 세금 추징을 할 수 있다.

검찰, 국세청, 관세청과 함께 외환거래 관련 감독 기구에 속하는 관세청도 세모 측의 수출입실적을 점검했으며, 다른 기관의 요청이 오면 곧바로 보유한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유 전 회장이 소유했던 세모그룹 관계자들로부터 ‘해외 은닉 재산이 엄청날 것’이란 말이 나오는데 진실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검찰까지 포함해 모든 사정기관이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의 혐의 규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