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정부의 안전불감증과 위기관리 무능 등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분출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사후 민심 수습 방안의 하나로 ‘내각 총사퇴’ 등 전면적인 개각론이 확산되고 있다.(문화일보 4월 21일자 6면 참조)

개각의 수준과 폭, 시기 등에 대해 다소 엇갈린 주장과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6·4지방선거 이전에 대대적인 물갈이라고 느낄 만한 수준의 인적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 주류 진영의 한 핵심 의원은 22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을 반영해 내각이 모두 사퇴를 하고 대통령이 선별적으로 사표를 수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내각 총사퇴’를 거론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라도 내각에 대한 전체적인 점검이 단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개각 시점에 대해선 “사태 수습 국면에서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사고 대책이나 관리, 참사의 수습 등에 관여했던 정홍원 국무총리,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 장관 등이 개각 대상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나아가 차제에 그동안 교체 여론이 높았던 남재준 국정원장과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이번 침몰 참사와 무관하지만 박근혜정부 국정 운영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쳤던 인사들도 모두 개각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일신(一新)’론이나 ‘리셋(reset)’론도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개각 시점에 대해선 당내에서는 “새롭게 도약하려면 6월 지방선거 이전에 개각을 단행해 국민들에게 일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핵심 당직자는 역시 대대적인 개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다만 6월 지방선거 이후에 전면적인 개각으로 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개각이 능사는 아니다’는 신중한 기조도 여전히 여권의 한 축으로 남아 있다. 새누리당의 전임 원내대표인 이한구 의원은 “지금 이 사태를 현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는 데엔 새누리당 의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그렇다고 개각이 문제의 모든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번 침몰 참사는 마피아 같은 공직사회의 봐주기식 관행,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행태 등 공직사회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인데 총리나 장관을 바꾼다고 이러한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개각을 하려면 근본적으로 공직사회에 메스를 대는 과감한 수술까지 감행하는 개혁 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