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취임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은 사실상 1세대 시민단체 활동가다. 1988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1994년 참여연대 창립에 관여했고 2006년에는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박 시장과 함께 시민단체 인사들이 서울시와 정치권에 대거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990년대 본격화된 시민단체 운동이 20여년 만에 진입한 제도권 정치 안에서 어떤 비전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박 시장이 시민단체 운동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1982년 변호사로 전직하면서 고 조영래 변호사를 만나면서부터이다. ‘사람 살리는 변호사’로 변신한 박 시장은 1988년 민변 창립을 주도한 데 이어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거쳐 2001년 아름다운재단, 2006년 희망제작소 설립을 통해 시민단체에서 ‘박원순’이라는 고유한 상표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이 적극적으로 활동해 온 참여연대, 희망제작소는 박 시장의 인맥 ‘산실’이다. 2000년 총선 낙천·낙선 운동을 함께 벌였던 하승창 ‘희망과 대안’ 운영위원장은 캠프 총괄기획단장을 맡았다.

민변 인맥으로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촛불집회 당시 TV토론에 출연해 ‘촛불 변호사’라는 별명을 얻은 송호창 변호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인 차병직 변호사 등이 있다. 범시민단체 인사로는 서왕진 환경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오광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책팀장 등이 있다. 조희연·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이학영 한국YMCA 전국연맹 사무총장 등은 후원그룹에 속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며, 이호웅 전 민주당 의원, 유인태 전 의원 등 서울대 운동권과도 교류가 깊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