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가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정치는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하고 그래야만 희망과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2주기인 26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의 결과에 정치적 행보의 중요한 기점에 서게 됐다. 이날 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행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나설 것을 밝히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지난 13일 동안 참 많이 걸었고,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많은 분들이 아직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갖고 계신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새로운 정치는 거창하고 특별한 것이 아니라, 국민께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키고, 책임을 지는 정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그동안 내세웠던 ‘신뢰의 정치’를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행보는 이번 선거 지원 과정에서도 적극성이 읽힌다. 13일의 공식 선거운동기간 동안 부산을 2번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대구, 경북 칠곡, 경남 함양, 충남 서산, 충북 청주, 강원 인제 등 전북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벌어진 지방 대부분을 다녀왔다.

또 여야가 격전을 벌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25일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선거캠프를 방문하는 등 8번이나 지원유세를 벌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박 전 대표가 당내·외에서 영향력과 행보를 넓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다시 한번 입증, 정치적 보폭을 넓혀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 후보가 패배하더라도 박 전 대표의 위상에 흠집은 나겠지만 제 갈길을 계속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나라당 고위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패배할 경우 당 지도부는 사퇴할 수밖에 없고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비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 한다”며 “이럴 경우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당내 대선 후보들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