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탄핵선고 뒤 직접 尹에게 말할 수도
주주가치 보호 최우선…상법개정안 찬성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시사했다.

이 원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에 따른 향후 거취와 관련한 질문에 “(사의 표명과 관련해) 금융위원장에게 어제 통화해 제 입장을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복귀 여부도 무시하기 어려워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이상 할 수만 있다면 대통령께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내일 예정인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는 참석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는) 정당한 거부권 행사이고, 헌법 질서 존중 차원에서는 그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주가치 보호나 자본시장 선진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이고 계셨으면 거부권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상법개정안과 관련해 지난달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토론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주주가치 제고와 관련된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의 의사 결정은 저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부작용이 있다고 원점으로 돌리는 형태나 방식이 생산적인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을 걸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상법개정안이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8일 F4 회의에도 불참하며 정부와의 이견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 대행은 전날 정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상법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대행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을 포함한 대다수 기업의 경영 환경 및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