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소중한 한 표 행사 서울시장 등을 뽑는 10·26 재·보궐 선거일인 2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월계3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장사진을 이룬 채 서울시장 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김낙중기자 sanjoong@munhw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범여권 단일후보인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할 경우 책임론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한나라당 등 여권은 극심한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장악력 약화 등 레임덕이 급속히 진행되는 동시에 선거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간 일대 내홍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당밖 보수세력의 ‘보수 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한나라당과의 합당이나 여당 일부의 일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박근혜 전 대표가 선거지원에 적극 나선 만큼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의 ‘박근혜 대세론’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의원 등 범 친이(친이명박)계 주자들을 중심으로 ‘대안론’이 모색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박 전 대표가 열심히 뛰었고, 서울시장 선거캠프를 친이재오계 의원들이 핵심적으로 주도했기 때문에 어느 계파가 다른 계파에 돌을 던지기 힘들 것이란 지적도 많다. 초기에 20~25%포인트 뒤지던 나 후보를 박빙구도까지 올려준 게 박 전 대표의 공이라는 주장도 상당하고,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을 빨리 세워 내년 총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아 오히려 ‘박근혜의 힘’이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단독 선대위원장 체제’에 불안을 느끼는 일부 친이계들은 ‘박근혜-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다음으로 홍준표 대표 등 현 최고위원들이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이대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수도권 의원들의 불만과 불안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러나 홍 대표가 ‘저격수 본색’을 살려 ‘박원순 검증’을 주도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선거를 경합으로 끌어올린 공이 있는 만큼 홍 대표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하기도 무리라는 분석도 많다. 이 때문에 당내 상당수 의원들은 현 지도체제가 유지되면서 공천개혁과 외부 수혈을 통한 당의 일대 쇄신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핵심당직자는 “20~30대의 투표율이 낮아야 희망이 있다고 해서는 한나라당의 미래는 없다”며 “젊은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받아들이고 교육, 주택, 노동, 경제 등에 대한 큰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나 후보 패배 시 박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의 해체에 버금가는 야권의 통합작업이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