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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원 지시로 파기를 위해 찢어 버린 것으로 파악


수사기관을 사칭해 타인의 자금을 갈취하려 한 60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찢긴 채 피의자 거주지인 서울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1억2700만 원 상당의 수표가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27일 강원 강릉경찰서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뜯어내려 한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로 60대 A 씨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8일 강릉 시내에서 금융감독원과 검사 등을 사칭해 B 씨로부터 1억2700만 원 상당의 수표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시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수표를 지급 정지한 뒤 인근 CCTV 영상 등을 바탕으로 유력 용의자로 A 씨를 특정했고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후 A 씨가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지난 23일 서울에 있는 A 씨 주거지 쓰레기통에서 찢긴 수표를 발견했다.

해당 수표가 B 씨가 건넨 수표임을 확인한 경찰은 A 씨에게 출석 요청을 했다. 지난 24일 강릉경찰서로 출석한 A 씨는 자신의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수표가 지급정지된 사실을 알게 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지시로 수표 파기를 위해 찢어 버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만약 경찰이 찢어진 수표를 확보하지 못했을 경우 신속한 검거에도 불구하고 B 씨의 피해가 커질 뻔했다. 수표는 분실이나 도난 외에는 10년이 지나야 재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은 A 씨의 여죄 등을 집중 수사 중이다. 이길우 서장은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현금을 수거하는 일이 없다"라며 "비슷한 전화를 받는 경우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