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첫 서명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청사 7층 집무실에서 사무인계인수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시장 업무 시작 첫날, 첫 업무로 초등학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집행안에 서명함으로써 대대적인 시정 변화를 예고했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내내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했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디자인 서울 등 중·장기 사업을 ‘전시성 토목행정’이라고 비판하면서 전면 무상급식 실시 등 복지 정책을 최우선 시정과제로 내세웠다. 시는 오 전 시장 때 추진했던 주요사업을 수정하거나 폐기하고, 박 시장의 선거공약 실현을 최우선으로 하는 2012년 예산안을 편성해 오는 11월11일까지 서울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대대적 정책 변화=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 이명박-오세훈 시장으로 이어졌던 한나라당 시정 10년을 잃어버린 시간으로 규정했다. 박 시장은 특히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서해뱃길 사업과 한강주운 및 지천운하사업 등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당초 서해뱃길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양화대교 교량폭 확장 공사도 중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공정이 80%가 넘은 점과 시민들의 불편 등을 들어 조속한 공사 완료 쪽으로 선회했다. 또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이자 서울의 랜드마크 건설 사업으로 추진됐던 한강예술섬 사업은 백지화되고, 동대문플라자(DDP) 사업 등 다른 랜드마크 건설 사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후보 측은 “지난 10년 동안 8조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늘어난 시의 부채를 토목사업 중단 등으로 매년 10%씩 감축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분야 확대 = 박 시장은 1조1200억원이 투입되는 공공임대주택 8만호 건설을 약속했다. 이는 시가 당초 계획했던 6만호보다 2만호가 늘어난 것이다. 또한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협동조합형 주택과 공공원룸텔 확충을 통해 서민 주거 안전을 이룩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SH공사를 도시재생 및 주거복지 전담기구로 재탄생시키겠다며 전반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또한 공공보육시설 확대, 서울시립대의 등록금 반값 인하, 세입자 보호 등 복지 관련 예산을 임기 내에 30%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차별화된 정책과 사업이 행정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해쳐 시정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