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洪’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김호웅기자

범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됨에 따라 여야 정치권 모두 27일 내부적으로 지도부 총사퇴, 당명 개정 등 대대적 쇄신 요구가 거세게 제기되면서 내홍에 빠지고 있다. 특히 여야 소장파는 재창당 및 야권 통합 등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선거 후유증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원희룡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전원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촉구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 소장파 의원들도 “젊은층에 버림받은 한나라당의 노선을 중도로 확 뜯어 고쳐야 한다”며 “일자리, 교육, 주택 등 20~40대와 서민들의 불만 및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당헌과 정강 정책은 물론 당명까지 바꾸는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등을 들어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일부 장관의 교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 등 지도부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지만 전국 11개 기초단체장 중 후보를 낸 8곳 전체를 다 이긴 만큼 승패는 무승부”라며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당내 갈등이 확산될 전망이다.

민주당도 손학규 대표 등 지도부 사퇴와 야권 통합 가속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원으로 박원순 신임 시장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를 내지 못한 제1야당’의 한계를 지적하는 ‘새정치모임’ 등 비주류 등에서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지도부 등 주류측은 야권 통합 논의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손 대표는 조만간 시민사회단체 등 범야권의 통합논의를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26일 치러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은 53.4%를 획득해 46.2%를 얻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7.2%포인트차로 이겼다.

김세동·오남석기자 sdg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