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洪’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김호웅기자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7.2%포인트 차 패배와 기초단체장 11곳 중 후보를 낸 8곳 전체를 석권한 ‘10·26 재·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지도부 및 중진과 소장파 간 판이한 승패 해석을 내놓는 등 일대 내홍을 겪을 조짐이다.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상당수 지도부는 27일 “진 것도 이긴 것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현 지도부 중심으로 공천개혁, 새인물 수혈 등 분위기 쇄신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소장파들은 “20 ~ 40대한테서 버림받은 당은 미래가 없다”며 “당명을 바꾸는 등 재창당 수준의 환골탈태와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홍 대표와 최고위원 전원 사퇴 후 외부인을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도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고 있고 일부 고위당직자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먼저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서울시장을 졌고 전국 기초단체장 8곳을 다 이겼으니 엄밀히 따지면 무승부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는 처음 출발 때 20%포인트 이상 차이 났던 데서 당이 하나가 돼 많이 좁혔다”면서 “서울시장은 졌지만 대신 전국 기초단체장은 다 이겼지 않느냐”고 ‘패배론’을 반박했다. 그는 수습대책에 대해 “차제에 당·정·청을 혁신하고 취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완하는 등 20, 30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고 당 체질을 변화시키면 다가오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에 오히려 희망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여의도연구소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서울은 졌으나 다른 곳은 모두 이겼다? 셧더마우스죠. 아내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자는 말이 새삼 절실한 시점. 우선 나부터 반성과 환골탈태를 하겠음”이라고 밝히는 등 홍 대표의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정욱 의원은 “인구 천만 수도 서울에서 졌는데 무승부라고 하는 자세가 치명적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는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에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진·김성태·김세연·박민식·윤석용 의원 등 소장파 ‘민본21’ 회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여 “당명도 바꾸고 당헌, 정강정책도 대대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sdg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빈孫’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참석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김호웅기자 dive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