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에게 놓여진 첫번째 과제는 야당 공동정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범야권 연합군으로 선거를 치른 만큼 주요 자리의 인사 배분 문제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일단 김두관 경남도지사의 공동정부 모델을 참조해 조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인 김 지사는 지난해 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뒤 정무부지사 자리를 민주노동당에 배려했고 민주당 인사는 정무특보로 임명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민주도정협의회도 출범시켰고 차기 정무부지사는 민주당 인사를 임명할 예정이다. 박 시장도 이 같은 사례에 따라 정무부시장 자리에 정당 인사를 생각하고 야당과 함께 시정협의회를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 주변에서는 정무부시장 자리를 민주당 몫으로 배려한다는 관측이 많다. 박 시장은 27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제가 (민주당에) 큰 빚을 졌다”며 민주당에 대한 고마움을 거듭 표현할 정도로 선거 과정에서 민주당에 좋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서울시의원 다수가 민주당인 만큼 민주당 인사가 서울시의회와의 가교(架橋) 역할에 있어서도 적합한 것이다.

실제 박 시장은 정무적 감각과 경륜을 갖춘 전·현직 의원급을 정무부시장으로 민주당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선숙 의원같이 구체적 이름이 거명되기도 한다. 비례대표인 박 의원은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비해 지역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데다 청와대 대변인, 환경부 차관을 거치면서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박 의원은 하지만 27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에 대해 “좋은 분이 더 많은 것으로 본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 밖에 주요 정무직에 민노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을 배치해 공동정부의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시장의 현재 구상대로 잘 흘러갈지는 의문이다. 서울은 경남에 비해 ‘힘 있는’ 자리가 훨씬 더 많은 데다 캠프 규모도 컸던 만큼 논공행상 다툼이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이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