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결합’을 내걸고 지난 2월13일 창당했던 국민생각이 ‘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하면서 2개월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섰다. 국민생각은 다음주 초 당의 진로에 대해 결론을 내릴 계획인 가운데, 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정당의 실체를 유지할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국민생각이 해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생각은 이번 총선에서 박세일 대표를 포함해 20명의 지역구 출마자 전원이 낙선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뽑는 정당투표에서도 득표율 0.73%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당법 44조 1항 3호에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에 참여하여 의석을 얻지 못하고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때에는 당해 선거관리위원회는 그 등록을 취소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국민생각은 정당등록이 말소될 상황이다.

일찌감치 패배를 예감한 국민생각은 전날 오후 성명을 내고 “총선에서는 국민의 정치적 변화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기득권 양당체제를 극복하는 대안정당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오는 12·19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으로서 정권을 창출하는 데 그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 분위기는 성명 내용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민생각은 현재 정당 해산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의병이 깃발을 들고 나섰다가 대패했기 때문에 지금 의병은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제3정당의 설 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정당 형태를 유지할 것인지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