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트럼프와 스토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과 성추문 하쉬머니 의혹 당사자인 전직 포르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의 ‘성추문 하쉬머니(hush money·입막음으로 사용된 돈)’ 재판의 담당 판사가 재판을 연기하고 공소를 기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는 오는 26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형량 선고를 공식적으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날 머천 판사는 재판 일정을 연기하면서 변호인단에 소송 기각을 요청하는 서면을 오는 12월 2일까지 제출하라고 말했다. 머천 판사는 기각 요청에 대한 결정 일정 등 추가 재판 일정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앨빈 브래그 검사장이 이끄는 맨해튼 지방검찰은 지난 19일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연기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다만, 유죄 평결을 파기하고 기각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머천판사가 공소기각을 요청하는 서면을 제출하라고 언급함에따라 트럼프 하쉬머니 사건은 공소기각 가능성이 커졌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 법무차관으로 발탁된 토드 블랜치 변호사 등 트럼프 변호인단도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미 헌법과 대통령직인수법(PTA), 정의의 이익에 따라 이 사건을 즉각 기각해야 한다"라고 요청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으려고 13만달러(약 1억8천만원)를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맨해튼 거주자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지난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트럼프에게 비우호적인 뉴욕지역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을 비롯해 대선 결과 뒤집기, 기밀문서 유출 건과 조지아주 검찰이 기소한 별건의 대선 결과 뒤집기 의혹 사건 등 4개 형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재판이 진행돼 실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입막음 돈 사건이 유일하다. 머천 판사가 이날 재판 연기와 함께 기각 결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정치적 공격 논란을 빚은 4개 사건 모두 유야무야 끝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