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이 2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전직 핵심 직원들의 청와대 출입기록 자료를 공개한 것은 권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현 법무장관)과 장석명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이강덕 전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장(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을 자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윗선’이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다.

2일 민주당이 공개한 2008년 7월16일~2010년 6월23일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의 청와대 출입기록 자료에 따르면 권재진 전 수석은 2009년 9월 취임 후 이인규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6차례, 왕충식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사무관을 5차례 각각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0월25일 오후 5시39분~9시5분 사이 이 전 지원관을 따로 만난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5차례는 이 전 지원관과 왕 전 사무관을 한꺼번에 만났다. 권 전 수석이 이들을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0년 4월5일이었다.

그러나 권 전 수석의 전임자인 정동기 전 민정수석(2008년 6월∼2009년 7월)은 재임 중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을 만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민정수석을 상대로 한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보고가 권 전 수석 취임 후 시작됐음을 추측하게 한다. 이 전 지원관은 권 전 수석 외에 민정수석실 라인을 주로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7월16일 조재정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실 선임행정관(현 고용노동부 노사정책실장)을 처음 만난 뒤 주로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과 이강덕 전 팀장을 만나다가 2009년 4월 이후로는 장석명 비서관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경락 전 총리실 기획총괄과장은 청와대에 드나든 기록이 총 83차례로 가장 많았지만 주로 최종석 전 행정관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호 전 비서관을 1차례, 이강덕 전 팀장을 2차례, 장석명 비서관을 6차례 만났다. 민주당은 공직윤리지원관실 핵심 인사들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들을 23개월간 195회에 걸쳐 만나 보고한 점에 주목, 청와대의 ‘윗선’도 ‘민간인 불법 사찰’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남석·민병기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