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뒤로가기
검색/메뉴
검색
메뉴
문화연구자의 서재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연애·동거… 이 사랑을 어떻게 규정할까

  • 입력 2024-05-24 09:10
  • 수정 2024-05-24 09:37
댓글 2 폰트

photo이미지 크게보기



■ 연구자의 서재

photo이미지 크게보기

‘한 쌍의 남녀가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 사회가 규정하는 이상적인 가족이다. 하지만 ‘이성 간’ ‘성적 결합’으로 이뤄진 ‘2명의 부부’와 ‘혈연’이라는 가족의 정의는 다양한 삶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한다. 그렇다면 가족의 구성원이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면 어떨까? 두 사람이 사랑해서 만나는 와중에 둘 중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동시에 사랑에 빠진다면?

이것은 이미 현실이다. 홍승은 작가의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낮은산)는 저자의 폴리아모리(다자연애) 경험을 담고 있다. 한 사람과의 독점적인 관계만이 진정한 사랑의 징표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두 사람을 사랑하게 된 저자의 경험은 관계를 둘러싼 수많은 사회적 규범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이 책의 힘은 세 사람이 사랑, 연애, 섹스 안에서 경험하는 아주 구체적인 불안, 슬픔, 기쁨, 쾌락에서 출발해 관계의 윤리라는 문제로 나아간다는 데 있다.

드라마나 리얼리티 예능의 문법은 지금의 사회에서 사랑을 다루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사회에서 배정받은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를 기준으로 서로를 평가한다. 그러나 관계의 형태가 규범에서 벗어나는 그 순간 주어지는 과제는 사랑을, 나아가 관계를 재발명하는 일이다. 세 사람의 요동치는 감정과 멈추지 않는 관계 실험은 바로 이 과정을 보여준다. 사랑은 그 자체로 사회를 유지하는 규범이면서, 언제나 규범에 온전히 잡히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과 규범 사이에서 만들어진 잉여는 욕망을 일깨운다.

모든 실험이 그렇듯, 이들의 사랑도 실패하곤 한다. 특히 책의 후반부에서 나오는 세 사람의 대화는 사랑과 관계를 재발명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보여준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사랑의 실패가 곧 사랑의 끝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변하고 있고, 매 순간 재구성되고 있다. 이들의 폴리아모리 실천은 이를 인정하는 과정이었고, 그럼으로써 서로를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들에게 가족이란 사랑이 실패할 때마다 그것을 재발명할 수 있게끔 하는 신뢰와 관계의 이름이었다. 이들의 신뢰는 기존의 문법이 아니라 새로운 실험을 통해 가능했다.

관계는 계속해서 재협상될 수 있어야 한다. ‘네가 아니면 안 돼’나 ‘나만을 사랑해야 해’ ‘우리는 완벽한 가족이야’와 같은 ‘낭만적인’ 말들이 실제적인 폭력이나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사랑이나 가족의 ‘안정성’ 때문이다. 안정성은 언제나 폐쇄성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때로는 관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질문이 오히려 더욱 큰 신뢰를 만들어낸다. ‘두 명의 애인과 삽니다’는 관계와 사랑, 그리고 가족을 다시 고민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안희제 작가·연구자

이 기사를 친구들과 공유해 보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안내 버튼

최근 12시간내
가장 많이 본 뉴스

문화일보 주요뉴스
하루만 휴가 내면 ‘10일 연휴’…내년 공휴일 총 68일
하루만 휴가 내면 ‘10일 연휴’…내년 공휴일 총 68일 내년 추석 연휴는 10월 3일 개천절부터 9일 한글날까지 7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가 된다.연휴 다음날인 10월 10일이 금요일이기에, 하루 휴가 등을 활용하면 3일부터 12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는 ‘가을 방학’을 맞을 수도 있다.우주항공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도 월력요항’을 20일 발표했다.월력요항은 관공서의 공휴일, 지방공휴일, 기념일, 24절기 등의 자료를 표기해 달력 제작의 기준이 되는 자료로서, 천문법에 따라 관보에 게재된다. 종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년 발표했으나 지난달 우주항공청 출범에 따라 천문법이 개정되면서 우주청 소관 사항이 됐다.월력요항에 따르면, 내년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기되는 공휴일은 일요일과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68일로 올해와 같다.52일의 일요일에 설날, 국경일 등 18일의 공휴일을 더하면 70일이 되는데,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5월 5일로 겹치고, 추석 연휴 첫날(10월5일)이 일요일이어서 68일이 된다.주 5일제 적용 대상자는 공휴일과 토요일을 더해 모두 119일을 쉴 수 있다.사흘 이상 연휴는 앞서 추석 연휴를 포함해 모두 6번이다. 설, 3·1절, 현충일, 광복절이 토·일요일 등과 이어져 사흘 연휴이며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 대체공휴일 등이 포함된 5월 3~6일이 나흘 연휴다.우주청은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2025년 월력요항에 대한민국국기법에 의해 지정된 국기 게양일을 새로 표기했다.여기에는 3·1절, 제헌절, 광복절 등 국경일과 현충일, 국군의 날 등이 포함된다.또 우주항공청 개청일인 5월 27일 ‘우주항공의 날’이 기념일로 지정되면 이를 추가해 내년 월력요항을 다시 관보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내년도 월력요항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관보(gwanbo.go.kr)나 우주항공청 홈페이지(kasa.go.kr),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astro.kas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세영 기
기사 댓글

본문 글자 크기를 조절하세요!

※ 아래 글자 크기 예시문을 확인하세요.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본인에 알맞은 글자 크기를 설정하세요.

닫기
좋은 기사는 친구들과 공유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