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부산에 출마한 한 새누리당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법정 토론회조차 불참키로 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실시되는 방송 토론회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선관위가 아닌 방송사 자체 토론회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상대 후보들이 이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토론회 자체가 정치공방의 소재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법정 토론회가 아니더라도 참석을 의무화하고, 후보자도 충분한 정책토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정당의 공천시기를 앞당기는 등 근본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론회 거부는 주로 특정 정당이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구에서는 현역 의원을 비롯해 최소 3명의 새누리당 후보들이 선관위 주관 이외의 방송 토론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남 지역에서도 현역 의원 등 4~5명의 새누리당 후보들이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는 한 민주당 현역의원이 지역방송 TV토론과 또 다른 방송사의 라디오 토론을 거부했다. 다른 지역의 한 민주당 후보는 토론회 불참 의사를 밝혀 지역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후보등록 직전에야 공천이 이뤄지는 구조에서 낙하산 후보들은 토론회를 꺼릴 수밖에 없고,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상대방 인지도를 높여줄까봐 토론회를 피하기 마련”이라며 “투표일 3개월 전까지 공천이 끝나도록 법제화해서 후보들이 정책 준비를 마치고 토론회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