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중국인들이 100년을 기다리고 7년을 준비한 2008 베이징올림픽이 8일 오후 9시(한국시간) 성대한 개막식과 함께 17일간의 ‘지구촌 대축제’를 시작했다.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이날 개막식이 열린 중국 베이징 올림픽그린의 심장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는 전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과 9만1000여명의 대관중이 운집, 베일에 싸였던 화려한 개막식 장면을 지켜보았다.

이번 올림픽은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열리는 올림픽이다. 개혁개방 30년, 어느덧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슈퍼차이나’로의 비상을 꿈꾼다. 실제로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을 향해 세계의 시선이 한데 모였다. 올림픽 개막식 참가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100여개국의 국가원수급 인사들이 베이징을 찾았다. 초대형 정상외교의 장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대회에는 204개국 1만500명의 선수들이 참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개·폐회식에만 무려 1억달러를 투자한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개막행사에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빼어난 영상미학 속에 ‘지상 최대의 쇼’를 연출했다. ‘찬란한 문명’과 ‘영광의 시대’라고 명명된 개막공연은 5000년을 유유히 이어온 황허문명과 21세기에 도약하는 중국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개막공연이 끝나고 시작된 참가국 입장식은 중국이 ‘간체자(簡體字)’로 표기하는 국명의 첫 글자 획수에 따라 들어왔다. 관례에 따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는 가장 먼저 입장했고 한국은 기수 장성호(유도)를 앞세우고 176번째로 들어왔다.

또 북한은 당초 예정과 달리 피지와 카메룬, 몬테네그로를 먼저 들여보낸 뒤 방문일 국가체육지도위원회 부위원장을 기수로 내세워 180번째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브루나이가 불참한 가운데 204개국 참가 선수들이 궈자티위창을 가득 메우자 마침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올림픽 개회를 선언했고 중국이 자랑하는 ‘탁구여왕’ 장이닝과 체조 심판 황리핑이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는 선서를 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지난 3월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됐던 베이징 성화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등 장장 13만7000㎞에 이르는 역대 최장거리 봉송을 마치고 입장, 중국의 전설적인 체조영웅 리닝의 공중 점화에 의해 두루마리 형상의 성화대에서 화려하게 타올랐다.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과 김정행 선수단장이 이끄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 25개 종목 267명의 태극전사와 임원 122명 등 총 389명의 선수단을 파견, 반드시 금메달 10개 이상을 획득해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제치고 2위를 탈환하며 세계 10강을 지키는 것을 지상 목표로 세웠다.

2000년과 2004년 올림픽때 공동 입장을 했던 남북한이 이번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는 공동 입장이 무산된데 이어 그나마 한국에 이어 북한이 입장한다는 ‘순차 입장’도 실현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9일 사격과 유도에서 첫 메달 획득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수영의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예선전에 출전, 메달 가능성을 점검한다.

베이징 = 올림픽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