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일각선 탄핵 역풍 우려도…지도부 “법사위에서 답 낼 것”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대한 동의 인원이 3일 오전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청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됐는데, 하루 평균 10만 명 이상 동의한 셈이다.

청원인은 게시글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22대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총선에서 엄중한 심판까지 했음에도 바뀐 것은 없다”며 “국정 쇄신 약속이 헌신짝처럼 내던져졌고, 총리를 포함한 내각 혁신 다짐도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을 내고 회초리를 들어도 대통령이 요지부동, 마이동풍이니 2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100만 명이 탄핵 청원에 동참하는 것”이라며 “난파 직전인 국정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청원에 동의하려는 사람이 몰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운 점을 언급한 뒤 “접속이 원활했다면 (동의가) 500만 명을 넘어섰을 것”이라며 “이것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심판하자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이 동의한 청원은 소관 상임위의 청원심사소위로 회부되고, 심사 결과 청원의 타당성이 인정되면 이를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본회의까지 통과한 청원은 정부로 이송되며, 정부에서는 해당 청원에 대한 처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이미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은 만큼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는 법제사법위 청원심사소위는 이번 청원을 심사해야 한다. 소위는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4명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소위 구성원 중 야당 의원이 다수인 데다 법사위원장 직도 민주당이 맡고 있는 만큼,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청원을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는 섣불리 ‘대통령 탄핵’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을때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지도부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청원심사소위 위원들이 답을 낼 것”이라며 “민주당이 해당 청원에 대해 상임위에서 ‘의결하라’, ‘하지 마라’ 등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