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6·2지방선거 과정에서 경쟁 후보자를 비방하거나 허위 사실을 배포한 선거사범에 대해 엄단에 처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 발표와 정부의 대북 제재 등에 대해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악의적으로 선거에 이용한 ‘천안함 유언비어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강력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전국적으로 선거일까지 24시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선거 폭력사범과 허위 사실 유포행위에 대해 발생 즉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검찰은 후보자,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선거부정 감시단원 등에 대한 폭력사범과 허위 사실을 악의적으로 날조하거나 전파 가능성이 큰 매체를 이용한 선거사범은 구속수사 원칙을 세우고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또 벽보나 현수막 등 시설물 손괴사범에게도 징역형을 구형하는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검찰은 ‘천안함 유언비어’가 선거에 악용된 경우 허위 사실 유포와 선거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수사하는 등 적극 대처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특히 이번 6·2지방선거에서는 천안함 관련 허위 사실 유포 행위가 상대 후보 비방에 이용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와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 철저히 수사해 엄단키로 했다.

서울지방경찰청도 이날 선거를 하루 앞두고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천안함 조사’ 비방 유인물 배포자 신원 파악에 나서는 등 유언비어사범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31일 성동구 일대에 대량 살포된 ‘천안함 조사’ 비방 유인물이 건물 옥상에서 뿌려지는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유인물 배포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1일 오후 5시40분쯤 20대로 보이는 남성과 여성이 서울 성동구 왕십리 민자역사 옥상에서 엽서 크기의 종이를 대량으로 뿌린 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역사에 설치된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이 수거한 엽서 크기의 컬러 유인물은 ‘천안함 증거조작 지나가던 개가 웃는다’, ‘지방선거용 북풍조작 당장 중단하라!’ 등의 문구와 이명박 대통령의 웃는 모습이 인쇄돼 있었고, 성수동의 한 대형마트 인근과 건국대 캠퍼스 등에서도 동일 유인물이 발견됐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한국외대에서 “천안함은 조작, 기호 1번 되면 전쟁 난다”는 내용의 전단지 수천장이 뿌려진 사실을 확인하고 전단지 작성자와 유포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최근 특별단속을 벌여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유언비어를 퍼트린 사이버사범 10명을 검거했다.

김백기·박준희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