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각 당이 생각하는 ‘승리의 요건’은 제각각이다. 그 요건을 채워야 하는 각 당 지도부는 선거일 하루 전인 1일 반드시 승리해야 할 전략지역을 찾아가 마지막 호소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북·전남·제주 등 4개 지역을 제외한 12개 광역단체장 선거를 휩쓸었던 한나라당은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 텃밭을 확보하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전승을 달성하면 일단 승리 요건은 갖추게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반타작은 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두언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위원장도 “수도권에서 다 이기면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승패 논란을 잠재우고 명실상부한 완승을 거두려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던 강원에서 이기고, 자유선진당과 각축을 벌이고 있는 대전에서 승리해 충청권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한나라당에 가장 큰 골칫거리는 경남이다. 다른 전략지역에서 모두 이겨도 텃밭인 영남에서 패배한다면 제대로 된 승리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선거전 막판 경남에서 살다시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5·31 지방선거’ 당시 광주·전북·전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배했던 민주당은 ‘지난번 이상’의 성과만으로는 승리했다고 주장하기 힘들다. 지난번 수준이면 ‘참패’이고, 최소한 비호남권에서 한 곳은 이겨야 ‘선방’했다 할 수 있다.

윤호중 민주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한 곳, 충북·충남·강원 등 중부권에서 한 곳을 이기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며 “경남과 제주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이 반타작에 실패하면 압승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전·충남 등 세 곳에 후보를 낸 자유선진당은 대전·충남에서 이기면 승리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둘 중 하나만 잃더라도 자신 있게 “이겼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참여당은 경기 선거에서 그야말로 ‘올 오어 나싱(all or nothing)’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여기서 이기면 향후 야권통합 등에서 발언권이 세지겠지만 지면 남는 게 없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