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선거 막판 과열·혼탁 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여야 경합 지역에서 상대 후보를 겨냥한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이번 선거와 맞물린 ‘천안함 정국’을 자당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다 파문이 이는 등 비방전이 극에 달하고 있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서 유난히 ‘잡음’이 많은 지역은 비교적 지지율 여론조사에 따른 1, 2위 후보 간 접전이 계속되는 곳.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격전을 펼치고 있는 강원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30일 이광재 후보의 부친이 50대 취객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에 배후설을 제기, “정황이나 피해결과로 볼 때 명백한 정치사건임에도 경찰이 단순 폭행사건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역시 여야가 경합 중인 인천시장 선거에선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후보 간 끊임없는 이전투구가 계속되고 있다. 송 후보 측은 31일 “한나라당 측에서 송 후보를 음해하는 e메일 및 흑색선전 문자메시지를 출처 불명의 이름으로 발송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안 후보 측은 “송 후보 측에서 불법으로 선거공약집을 나눠주는 등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후보 지지 유세장에서 쏟아져나오는 각종 ‘말’들은 선거 막판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자당 후보를 ‘산소’에, 상대당 후보를 ‘연탄가스’에 비유하는 화법으로 “연탄가스를 꼭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다녔다. 한나라당은 자당을 ‘미래희망 세력’으로, 민주당 등 야당을 ‘무능부패 세력’으로 규정짓기도 했다. 반대로 야당은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난다. 평화를 원한다면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전쟁위기론을 부추기며 대응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을 언급하다 ‘도를 넘은’ 발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한나라당 인천지역 선거대책위원장인 이윤성 의원은 31일 인천지역 판세에서 여당이 우세하다는 언급을 하며 “다행히 천안함 사태가 바로 인천 앞바다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5월29일 대전지역 후보 유세전에서 “(북한이) 불가피하게 자기들의 존재감과 체제 보존의 한 방법으로써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보여진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자초한 사고”라고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