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55%는 희·비극의 서막, 60%는 데드라인(?)’ ‘6·2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여야가 이번 선거 투표율과 승패의 함수를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여야는 공통적으로 투표율 55%가 희비가 교차하기 시작하는 출발선으로 보고 있다. 60%까지 오를 경우 시종일관 계속된 여당 주도의 판세가 180도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디오피니언의 안부근 소장은 1일 “보통 투표율이 기대보다 낮으면 여당인 한나라당에 유리하고, 반대로 기대 이상으로 높아지면 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라며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다는 것은 야당을 선호하면서도 투표에는 무관심했던 젊은 층이 적극적으로 투표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압승한 4년전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1.6%. 당시 연령대별 투표율에선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은 각각 33.9%, 41.3%에 불과했다. 반면 50대와 60대는 68.2%, 70.9%로서 한나라당의 압승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민주당도 투표율 55%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장과 이해찬 서울시장후보 선대위원장은 “투표율 55% 이상이면 수도권과 격전지에서 경합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방선거 투표율은 예년 선거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보수층이 결집되고 있는데다가, 이를 우려하는 젊은 층의 견제 심리가 투표율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실시한 유권자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의향층은 59.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권영세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투표율이 55%에서 약간 높아진다고 해도 반드시 여당에 불리하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만약 60% 이상 투표율이 크게 올라간다면 예상치 못한 불리한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