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지는 ‘6·2 지방선거’가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광역 및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8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면서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 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4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는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는 유권자들이 후보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에서 투표장에 가야하는 경우가 많아 ‘깜깜이 선거’, ‘묻지마 선거’라는 지적이 많아 제도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 선거구당 20~30명의 후보가 나와 후보 구별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호소한다. 지역 단체장과 의원에다 비례대표 투표까지 6개 선거도 헷갈리는 데 여기에다 정당과 기호 번호도 없는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정당공천이 배제된 교육감, 교육의원의 경우 기호도 없이 투표용지에 순서만 결정돼 있어 유권자들은 시험을 보듯이 후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투표장에 가야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은 4년뒤에 치러지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를 마지막으로 교육의원 제도가 없어지지만 현행대로라면 7개 선거를 동시에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과거 선거비용 문제 등으로 합쳐진 지방선거를 이번 시행착오를 계기로 분리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광역 및 기초 단체장 선거와 광역 및 기초 의원 선거의 분리, 교육감 선거의 분리 등의 다양한 여론이 일고 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정당과 기호가 없는 교육감 선거의 경우 분리를 하든지 교육자치라는 명분에 맞게 광역단체장이 임명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이번 선거를 보고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선거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유권자들이 후보를 모르고 투표에 참여하는 블라인드, 깜깜이, 로또 선거가 돼 버린 만큼 이번 선거를 교훈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8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면서 나타난 이같은 문제는 정치권이 국회에서 진행중인 구의회 폐지 등이 추진되는 지방행정개편 특별법 제정 문제와 행정구역 개편 논의 과정에서 자신들의 이해가 아니라 유권자 입장에서 개선책을 받아들여야 해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