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천안함’에 묻힌 이슈
②힘잃은 ‘정권 심판론’
③‘천안함’에 묻힌 이슈
④‘개혁공천 경쟁’ 실종
⑤‘단일화’ 꼬리에 꼬리


‘중간선거 같지 않은 중간선거’, ‘지방선거 같지 않은 지방선거’. 1일로 D-1일을 맞은 ‘6·2 지방선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 같이 평가했다. 이번 선거가 4차례에 걸친 이전의 지방선거들은 물론 정권 중반기에 치러진 역대 어느 중간선거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지방선거가 매머드급 중앙 이슈인 천안함 침몰 사건에 완전히 묻히고 말았다는 점을 첫번째 특징으로 꼽는다. 이현우(정치학) 서강대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방정치라고 하는데, 천안함 침몰 사건에 함몰되다 보니 실질적으로 정당들이 선거전을 국회의원선거나 대통령선거처럼 몰고 갔다”고 말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각 당이 무상급식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이슈들을 전면에 내걸었던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선거의 단골손님격인 야권의 ‘정권 심판론’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야권이 심판 대상으로 삼아야 할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고, 경제상황이 나쁘지 않아 ‘정권 심판론’이 힘을 얻지 못했다”며 “여당이 선거전을 주도하고 야당이 끌려가는 양상이 지속되면서 전례 없이 ‘전 정권 심판론’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현역 광역단체장들이 대거 재출마한 것도 눈에 띈다. 이번 선거에 재출마한 현역 광역단체장은 16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11곳이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빠지지 않았던 각 당의 ‘개혁 공천 경쟁’이 실종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민주당은 시민공천배심원제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냈지만 불과 10여개 선거구에만 제한적으로 실시했다. 특히 지방선거의 중심 선거랄 수 있는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선 제대로 된 경선을 실시하지 않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나라당도 국민공천배심원제를 시도했지만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적합성 여부 판단 등 제한적으로만 실시했다.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대거 ‘물갈이 공천’ 대상이 됐지만, 이 중 상당수가 현역 국회의원과의 갈등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됐다며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야권 후보 단일화도 두드러진다.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선거를 불과 3일 앞둔 30일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투표용지 인쇄가 끝난 상황에서 후보가 사퇴하는 기현상이 속출했다.

오남석·김병채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