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상처입은 한명숙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민일보 빌딩의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4·11 국회의원 총선거’ 패배로 한명숙 민주통합당(민주당) 대표가 취임 3개월만에 낙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구 민주당과 시민사회 세력이 통합하면서 모든 세력을 아우를 유일한 대표감으로 여겨지면서 압도적인 지지로 대표 자리에 올랐지만 그의 우유부단 리더십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지난 1월 대표 자리에 오른 뒤 시련의 연속이었다. 대표가 된 직후 임종석 전 사무총장을 임명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 전 총장을 임명하고 단수공천까지 주면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위 당직자 인사에서도 측근인 심상대 전 사무부총장을 임명했다가 심 전 부총장이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공천 과정에서도 한 대표는 계속 논란에 휩싸였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두고 문성근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발했고, 박영선 전 최고위원은 공천 결과에 불만을 가지고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해 버렸다.

‘친노(친노무현), 이화여대, 486’ 중심 공천이라며 ‘노이사’ 공천이라는 비아냥이 나왔었다.

민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사실 한 대표가 공천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어떤 일은 한 것은 거의 없다”며 “하지만 한 대표가 한 일이라고 오해할 수 있었던 일은 많았는데 한 대표가 거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한 대표는 리더십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강원·충청에서 참패한 것은 색깔론 공방, 민간인 불법 사찰 공방 등에서 야당 대표로서 유권자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 막판 터진 ‘김용민 막말 파문’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면서 ‘나꼼수 눈치 보기’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비례대표 의원직도 던질 가능성이 있다.

한 대표가 비례대표 안정권에 배치된 것은 대선까지 대표직을 수행한다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직을 그만둔다면 비례대표 의원직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만약 대표직과 의원직에서 동시에 사퇴한다면 언제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올지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당내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야말로 실무 대표에 그칠 전망이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