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은 ‘4·11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세력 구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세력의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향후 당권 경쟁뿐 아니라 대선 경쟁의 판도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친노(친노무현) 그룹은 총선 이후에도 가장 힘이 있는 세력 중 하나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대권주자로서 확실한 구심점이 될 수 있고 이해찬 전 국무총리도 세종특별자치시 첫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국회로 들어왔다. 문성근 최고위원은 부산에서 낙선했지만 여전히 당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박남춘·박범계·서영교·윤후덕·전해철·김현 당선자 등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김태년·유기홍 당선자 등은 18대에서 낙선했다 돌아온 경우다. 여기에 대선주자 중 한명인 정세균 상임고문도 친노계와 우호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다. 강기정·윤호중·이미경·최재성 당선자 등이 정세균계로 분류된다.

옛 386(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출신 중심의 ‘진보행동’도 명실상부하게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우상호·이인영 당선자 등이 국회에 복귀하면서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유은혜·임수경 당선자 등이 초선 의원이 됐다. 박영선 전 최고위원, 김현미·민병두 당선자 등도 이들과 함께 정치적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 진보행동은 친노 세력과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비노(비노무현)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이인영·유은혜 당선자 등은 인재근·우원식·이목희·최규성 당선자 등과 함께 옛 김근태계 중심의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도 있다.

통합 과정에서 참여한 시민사회 출신들도 민주당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다. 김기식·남인순 당선자 등이 비례대표로 입성했으며 이학영 당선자 등 시민사회의 상징적 인물들도 있어 독자적 세력이 될 수 있다. 김관영·김성주·이언주·최원식 당선자 등 전문가 출신들도 ‘희망코리아정치연대’ 활동을 하면서 시민사회 세력과 교류했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적 기반이 약해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지원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 세력은 비노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은 계파 의원 수가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노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