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11 국회의원 총선거’ 기간 중 성추문 의혹을 받았던 김형태(경북 포항 남·울릉) 당선자와 논문 표절 문제가 불거진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에 대해 출당 등을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하면서 당 쇄신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선거 직후 ‘불법사찰 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며 쇄신 의지를 강조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원내 과반 의석(152석)을 무너뜨릴 수 있는 일부 당선자에 대한 출당 결정까지 검토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돈 위원은 1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진상 조사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비상대책위원들과 핵심 당직자 사이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그런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준석 위원은 전날 MBN 방송에 출연해 “성추문 파문이 있었던 분과 논문 표절 문제가 있었던 분에 대해 엄격한 대응을 주문할 것”이라며 “(출당을 포함)어떤 절차든지 당에서 내릴 수 있는 가장 엄격한 처벌을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은 박 위원장이 총괄 지휘한 총선에서 공천을 받은 당선자를 출당시키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 당선자는 지난 대선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지역언론특보단장을 맡았던 친박(친박근혜)계 인사이고, 문 당선자는 ‘쇄신 공천’의 상징 격으로 영입했던 인물로 박 위원장이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었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출당 조치에 앞서 진상 파악이 우선이라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사로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강창희 당선자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부 다 검증을 해서 공천을 주거나 발탁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도덕적인 문제는 없으면 좋지만, 있다면 스스로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 본인 얘기도 들어봐야 하고 사실이라면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19대 국회가 열린 이후 국회 차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조현정 위원은 “이미 지역구민이 뽑아놓은 사람인데 19대 국회가 열리면 윤리위원회를 열어 의원직 상실형 등으로 처리할 일”이라며 “당에서 출당을 하는 것보다 더 강력한 조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임시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당 조치 등을 추진할 만한 동력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당 관계자는 “비대위가 앞으로 한달 남짓 운영될 텐데 한달 사이에 진상을 파악하고 처벌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논문 표절의 경우는 학위를 준 학교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고, 성추문 의혹은 진상 조사 자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김동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