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사흘째 세계 빙상계를 놀라게 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이 배출한 ‘깜짝 스타’ 모태범(21·한국체대)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500ｍ 금메달에 이어 1000ｍ에서 은메달을 획득, 한국의 메달레이스를 이어갔다.

모태범은 18일(한국시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금메달 성지’가 된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오벌경기장에서 벌어진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분09초12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금과 은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한국의 동계올림픽 출전 62년 만에 처음이다.

모태범은 지난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기록(1분06초42) 보유자인 ‘흑색탄환’ 샤니 데이비스(미국)를 넘어서진 못했다. 데이비스는 1분08초94를 기록, 올림픽 2관왕에 올랐다. 모태범은 데이비스에게 겨우 0.18초, 약 20㎝ 차이로 뒤져 아쉬움을 남겼다. 모태범은 2009~2010월드컵 시리즈 1000m 부문 랭킹에서 2위로 500m 랭킹(14위)보다 훨씬 앞서 2관왕이 기대됐었다. 16조에 속해 미국의 노장 채드 헤드릭(33)과 레이스를 펼친 모태범은 200m를 16초39에 통과하며 호조를 보였으나 600m를 41초75에 끊은 뒤 다소 힘에 부쳐하며 마지막 스퍼트에서 힘을 더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태범은 500m 금메달에 이어 1000m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면서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로 우뚝 섰다.

‘4전5기’를 노린 한국팀의 최고참 이규혁(32·서울시청)은 모태범 다음의 17조에서 핀란드의 미카 포탈라와 출전했으나 1분09초92로 9위에 머물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아쉽게 떠났다. 마지막 19조에서 금메달의 샤니 데이비스와 대결한 문준(28·성남시청)은 1분10초68로 18위에 그쳤다.

한국은 이날 오전 현재 모태범이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메달 순위에서 3위(금3, 은2)에 랭크됐다.

밴쿠버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