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잔해서 발견된 여성 생존자 31일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의 지진 피해 현장에서 중국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서 발견된 여성 생존자를 들것에 실어 이송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이날 잔해에서 수습한 사망자가 2056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39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 골든타임 지난 미얀마 강진

군부 “사망 2056명·실종 270명”
만달레이 인구 170만명에 비해
실종자 규모 너무 적게 발표돼

병원 포화상태로 대응 어려움

미얀마 강진의 구조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났지만 도로와 통신망 등 기간 시설 붕괴로 생존자 구조는커녕 실종자와 피해자 규모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지진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미얀마 군사정권은 실종자 수를 놓고 오락가락하고 있어 구조 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등 국제기구는 현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추가 사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31일 AFP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가 2056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39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또 270여 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일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가 밝힌 실종자 규모는 300명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제2의 도시 만달레이의 인구가 170만 명이나 되고, 사망자가 최악의 경우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실종자 수는 너무 적은 상태다. 이번 지진으로 통신망이 마비되면서 제대로 된 실종자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유엔은 “최근 보고에 따르면 여전히 많은 사람이 실종상태”라고 밝혔고, 전문가들은 사망자 수가 파악되는 데까지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현지에 파견된 국제 구호 기구들도 통신이 두절된 지역은 접근 자체가 어려워, 향후 실종자 집계 숫자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AP는 전했다. 국제구호위원회 미얀마 프로그램 부국장인 로렌 엘러리는 AP에 “현재 파괴 규모에 대해 확실히 알 수 없다”며 “미얀마 군사정권은 제2의 도시 만달레이의 건물 80%가 무너졌다고 밝혔지만, 다른 지역은 통신 파괴로 뉴스에도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더욱이 군사정부와 대립 중인 반군이 통치하는 북부 나웅초 지역 등은 피해자 집계조차 안 돼 사상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골든타임이 넘어간 뒤에도 지진 피해자 구조가 계속되고 있지만, 사상자가 늘어나면서 병원들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WHO의 마가렛 해리스는 BBC에 “지진으로 많은 병원이 피해를 입었고, 사상자 급증으로 병원이 포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3개 병원이 완전히 운영을 중단했고, 22개 병원은 부분적으로 피해가 발생해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여진이 이어지면서 수천 명의 사람이 파손된 집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얀마 군부와 긴밀하게 협력해온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태국, 인도 등에서 만달레이에 구호품과 함께 구조 인력을 파견해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이번 지진과 관련해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한다고 밝혔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