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도 국가별 성적순위를 결정하는 메달 집계방식이 논란이 될 조짐이다. 금·은·동메달을 포함한 전체 메달의 개수로 할 것인가, 금메달의 개수(동수일 경우 은·동의 순)로 할 것인가가 논란의 핵심이다.

메달 집계방식은 2008 베이징올림픽 도중에 극심한 논란을 빚었다. 당시 베이징조직위원회는 금메달 개수로 국가별 성적 순위를 매겼으나 NBC, CNN 등 영향력이 큰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전체 메달로 순위를 집계해 보도하자 중국 네티즌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 금메달 순위에선 중국이 2위 미국보다 10여개 이상 크게 앞서며 1위를 달렸지만 총 메달 순위에선 미국이 선두로 올라서 양국 국민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는 스포츠의 평화정신과 국가별 과도한 경쟁 방지를 위해 종합순위를 집계하거나 발표하지 않지만 통상 개최국의 올림픽조직위 홈페이지에는 순위가 발표된다. 물론 각국의 언론들은 각기 선호하는 방식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미국 언론의 경우 1990년대부터 전체 메달 개수로 순위를 매겨왔는데, 이는 참가종목과 선수가 가장 많기 마련인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전에는 미국이 전체 메달은 물론 금메달도 부동의 1위였기 때문에 문제 되지 않았으나 하계올림픽에서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양상이 달라졌고, 특히 동계올림픽의 경우 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 하계올림픽과는 다른 전통강국들이 있어 논란이 불거지는 것. 미국의 일간지 시애틀타임스는 17일 밴쿠버에서도 메달 집계방식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며 이 문제를 거론했다. 예컨대 18일 오전 11시 현재 한국(금3, 은2)은 금메달로 치면 3위지만 전체로는 4위가 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