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가족들도 한마음 모태범의 아버지 모영열씨, 어머니 정연화씨, 누나 모은영(오른쪽부터)씨가 18일 오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집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1000m 경기를 보며 응원하고 있다. 포천 = 신창섭기자

“아들이 추가로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어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500m 금메달과 1000m 은메달만으로도 기쁘고 만족합니다.”

18일 오전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1000m 경기에서 모태범이 은메달을 추가로 획득하자 경기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집에서 응원하던 가족과 큰아버지, 고모 등 친척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태범이가 정말 잘했고 장하다”며 박수를 쳤다.

아버지 모영열(52)씨는 “비록 1000m레이스에서 금메달을 놓쳐 2관왕에 실패했지만 500m에서라도 금메달을 거머쥔 것은 태범이와 가족, 국가에 최고의 수확”이라며 “태범이가 후회없는 경기를 펼친 것은 태범이의 끈질긴 승부근성과 경기때마다 마음을 비우고 꾸준히 연습하는 성격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씨는 “아들이 학교 공부시간을 제외한 새벽과 밤에는 항상 스케이트장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연습벌레였다”며 “초등학교시절에 취미로 시작한 스케이팅을 워낙 좋아해 고된 훈련 때마다 힘들어 해도 말릴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 때문에 선수생활 도중에 이렇다할 만한 슬럼프나 위기를 겪지 않고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일찍부터 자질을 보였다는 게 가족들의 얘기다.

어머니 정연화(50)씨는 “태범이 임신 당시 구렁이가 산을 감고 지나간 후 가운데 시냇물을 건너는 태몽을 꾸었는데 언젠가 이름을 세계에 날리는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기 직전에 전화가 와 생일날 부모님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하더니 금메달과 은메달이라니…. 아마 단단한 각오로 경기에 임한 것 같다”며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는 “태범이가 서울 은석초등학교 3학년 당시 스케이트를 신고 실내 아이스링크를 도는 것을 지켜본 담임선생님이 태범이가 운동선수 소질이 있다고 권유해 스케이팅 선수로 키울 것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누나 모은영(25)씨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돌아와 집에서 생일파티를 하자는 e메일을 보냈는데 동생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다니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한을 풀어준 것 같다”며 기뻐했다.

포천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