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시내 랍슨(Robson)거리의 한 일식당에서 만난 박용성(사진) 대한체육회장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가 종합 1위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파안대소로 대답했다. 대신 이런 얘기를 던졌다.
“이번 올림픽을 보며 우리가 더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컬링 등 비인기종목 육성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또 알파인스키는 몰라도 기교가 필요한 프리스타일 스키는 충분히 지원하면 잘 될 것으로 봅니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하고도 이런 것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박 회장은 최근 한국 대표팀의 선전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확언했다.
“그동안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위원 등을 비롯해서 관련 인사들을 만날 때마다 ‘한국은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나 유치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다른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그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자격이 있다고.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까지 따낸다면 한국은 이제 명실상부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자격이 있는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입니다. ”
박 회장은 김연아가 여자 피겨싱글에서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일까. “김연아 선수가 토론토로 출국하기 전에 나를 찾아왔어요. 그래서 ‘너 보고 사람들이 퀸, 여왕 운운하는데 너는 아직 여러 명의 공주중 하나다. 진짜 퀸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번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고 얘기해줬죠. 그랬더니 김연아 선수도 ‘잘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한국은 18일 오전 현재 메달집계에서 종합 3위(금3·은2)에 올라있다. 박 회장에게 ‘애초 목표였던 종합 10위권 진입에서 더 목표를 상향조정하지 않았으냐’고 물었다. “언론에서 많이 올려주더군요”라고 신중하게 그는 대답했다.
밴쿠버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