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9일 실시되는 18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15일 앞둔 25일 전국 182개 지역 선관위에서 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후보자 등록은 25, 26일 이틀간 이뤄지며, 후보등록이 끝난 27일 0시부터 4월8일 자정까지 후보자들은 13일간 공식 선거운동을 벌인다. 이날 손학규·박상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의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각 정당 주요 후보들은 후보등록을 마쳤다.

원내 1, 2당인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은데다 그 여진으로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러시를 이루고 있고, 지난해 12월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 후광효과가 사라진 상황에서 총선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의 공천 내홍은 일단 수습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동반 불출마설이 제기된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서울 구산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를 도와 경제를 살리고 정권교체를 이룩한 그 열정으로 은평 지역 발전에 전념하고자 한다”며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상득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한) 55명의 총선 후보자들의 충정어린 요구는 당의 미래와 이명박 정부의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갈등과 분열의 중심에 서지 않겠다”고 공천 내홍의 핵심인물로 부각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이 부의장도 이날 포항에서 “이재오 의원과 다툰 적이 없고, 저와 경쟁할 분이 아니다”며 “오늘 후보등록을 마쳤고 포항시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과 이 부의장이 총선 출마 입장을 분명하게 밝힘에 따라 두 사람의 동반 불출마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당내에는 공천 후유증이 여전한데다 총선 위기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용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진화된 것이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민주당은 신계륜 사무총장과 이상수, 이호웅 전 의원 등이 ‘비리전력자 예외없는 공천 배제’ 원칙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계획이다.

한편 당의 총선 지원 유세 보이콧을 선언하고 대구에서 칩거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달성군 화원읍 달성군선관위를 직접 찾아가 후보등록을 마쳤다. 박 전 대표는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자주 찾아뵙지 못한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바른정치 살기좋은 달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출마소감을 밝혔다. 같은 당 정몽준 의원과 민주당 정동영 전 장관도 서울 동작구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총선에 여야 주요 정당과 군소정당, 무소속 출마자 등을 합쳐 모두 1300여명이 출마해 경쟁률이 5대1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4·9 총선’과 관련, “각 부처가 선거 중립을 훼손한다고 의심받을 만한 일을 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철저한 중립 입장을 취해주길 바라며 역대 어느 선거보다 공명한 선거가 되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사전, 사후에 철저한 예방과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병권·심은정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