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원미을에선 배기선 통합민주당 의원과 이사철 한나라당 전 의원이 12년에 걸쳐 4번째 대결을 벌이는 질긴 ‘악연’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순영(비례대표) 민주노동당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세 후보 모두 부천에서 바닥을 다진 터라,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곳은 지역개발을 책임질 ‘인물론’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하철 7호선 연장 공사와 서울외곽순환도로 방음벽 보강 공사 및 하부공간 개발 등을 놓고 세 후보가 서로 ‘적임자’라며 한치 양보 없는 대결을 벌이고 있다. 배 후보는 “2003년 지하철 7호선 연장을 유치한 만큼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3선 중진의 힘을 믿어달라”고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국회의 예산 배정이 늦어져 7호선 완공시기가 2010년에서 2012년으로 늦어졌다”며 “힘있는 여당 후보를 찍어 달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두 후보는 15대 대결에선 이 후보가 배 후보를 꺾었으나, 16·17대에선 배 후보가 연거푸 승리를 거뒀다. 두 후보간 경쟁 속에서 최 후보는 “일 잘하는 후보가 진짜 후보”라며 생활공약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평화통일가정당은 유정하(여·58) 후보를 내세웠다.

배 후보가 금품수수 혐의로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중인 점도 쟁점이다. 이 후보는 “1년4개월째 재판이 계류중인 사람은 한나라당에선 공천조차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 후보측은 “16·17대 공약 이행률이 75.5%에 달한다”며 ‘약속을 지키는 믿음직한 후보’임을 내세우며 네거티브에 대해 무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만6000여명의 유권자 중 영남과 호남이 각각 30%를 차지하는 가운데 20% 가량인 충청권 유권자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유병권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