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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정의가 최고… 나이들어 사랑의 힘 깨달아” “사랑은 정의보다 강합니다.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은 사랑과 더불어 자랍니다.”원로 철학자인 김형석(103·사진)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100세 철학자의 행복론’(열림원)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백 년을 살아보니’ 등을 통해 충만한 삶을 이끄는 정신적 여유의 가치를 성찰한 김 교수는 이번 책에서 100년이 넘는 인생을 통해 깨달은 행복의 철학을 들려준다. ‘인생이여, 행복하라’ ‘인생, 사랑의 나무를 키워가는 것’ ‘100세 철학자의 철학, 사랑 이야기’ 등 이전에 펴낸 책에 수록된 글 가운데 독자와 오래 함께 읽고 싶은 문장들을 묶었다. 신간에 담긴 메시지는 ‘우리, 행복합시다’ ‘행복 예습’ 같은 전작과도 이어진다.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서문에서 중학생 때 겪은 일화를 소개한다. 평양 숭실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를 찾은 한 목사가 설교 후 “수수께끼를 하나 낸다. 맞히는 사람은 상을 받으세요”라며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게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중학생 김형석’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정의다. 사람이 의롭게만 살면 두려울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을 써냈다. 며칠 뒤 열린 시상식에서 김형석은 2등 상을 받았다. 1등 상은 ‘사랑’이라고 답한 선배에게 돌아갔다. 당시 김형석은 상품으로 받은 성경책 뒷면에 적힌 2등이라는 글자를 1등으로 바꿀 만큼 ‘내 생각이 옳다’고 굳게 믿었으나 수십 년이 흐른 뒤 비로소 관점을 바꿨다. 김 교수는 “나를 위해 사랑을 베풀어준 여러 사람이 정의로움만 따졌다면 시련과 난국을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조건 없는 사랑이 나를 구출했다”고 회고한다. “일본 도쿄에서 대학을 다닐 때 교수들의 사랑과 교회 목사님들의 조건 없는 도움이 생각을 바꿔놓았다. 사랑은 정의보다 강하며, 정의를 완성하는 가치가 사랑임을 깨달았다.”김 교수는 우리가 꿈꾸는 행복 역시 사랑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한다. “사랑이 없는 곳에는 행복이 머물지 못하며 사랑의 척도가 행복의 표준”이라는 것이다. “그 많은 고생에도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했다. ‘사랑이 있는 고생’이 없었다면 내 인생도 무의미하게 사라졌을 것이다.” 한편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고 책 출간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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