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선정의 특징은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 측근에 대한 계파 안배와 영남권 배려 등으로 요약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1~6번은 경제, 장애인, 여성·청소년, 외교통상, 의료, 중소기업 분야 몫으로 각각 선정했고 개혁성과 전문성도 고려했다”며 “그 외에 영남지역을 감안했으며 분당 과정에서 피해 입은 분들도 배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계파별 지분 나눠먹기 아니냐”는 비판 속에 ‘개혁공천’으로 대변됐던 ‘박재승 효과’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앞 순위 번호를 배정받은 외부 인사들은 대부분 손 대표가 직접 영입하거나, 당 내외 인사들의 추천을 받아 수용한 케이스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20번까지를 당선안정권으로 보고 이 중 30%에 해당하는 1~6번을 전략공천했다고 한다. 1번으로 낙점된 이성남(61)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장애인인 박은수 변호사(2번),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 위원장(3번),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4번), 전혜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5번), 정국교 H&T 대표이사(6번), 의사 출신 변호사인 전현희씨(7번), 3군사령관 출신의 서종표씨(8번) 등이 손 대표에 의해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종표씨는 손 대표의 지지조직이었던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를 지냈고, 정국교 대표이사는 손 대표의 중소기업책특보를 지내는 등 손 대표의 ‘사람들’로 꼽힌다. 박 대표가 지원한 구 민주계 출신 중에선 신낙균 최고위원(9번), 김충조 최고위원(11번), 안규백 조직위원장(14번), 김유정 구 민주당 여성국장(15번) 등 4명이 당선이 점쳐지는 상위 15번 이내에 배치됐다.

반면,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선숙 총선기획단 부단장 외에 동교동계도 ‘전멸’하다시피 했고, 정동영계 인사들도 이날 발표된 전체 40명 명단에서 제외됐다.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은 한 명도 20권 안에 들지 못했고, 비례대표 연임에 도전했던 현역의원들도 모두 탈락했다. 당직자로는 유은혜 부대변인이 19번으로 유일하게 20번 내에 포함됐다.

상위 20번까지 배정된 인사들 가운데 지역출신별로는 호남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영남 5명, 경기 3명, 서울 2명, 충청 2명, 강원 1명 등이었다. 40명 후보의 평균 나이는 51.2세였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