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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 가장 으뜸은 ‘감동적이고 진솔한 프레젠테이션(PT)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마음을 열게 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평창이 세 번 도전 만에 투표 참여 IOC 위원 95명 가운데 63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두 번의 실패를 통해 PT형식과 내용을 확 바꿨기 때문이다. 평창은 PT를 통해 동계올림픽 소외계층을 보듬고 IOC와의 약속이행, 올림픽의 꿈을 소개해 부동층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특히 PT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면서까지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해 정부가 무한 보증하겠다는 약속도 부동표를 흡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두 번째는 평창은 2010·2014년 두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IOC와 한 약속을 변함없이 지켜 왔다. 평창은 2004년부터 시작된 ‘드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해 오면서 전 세계 60개국 거의 1000명에 이르는 동계스포츠에서 소외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청소년들에게 동계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10여명의 청소년들이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성과를 올리며 동계스포츠의 본고장 유럽에서도 인정할 만큼 국제 스포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켜 왔다.

세 번째는 명분과 당위성이었다. 평창은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한국뿐 아니라 동계스포츠가 더욱 발전해 전 세계 새로운 지역에 알려질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럽에 편중된 동계스포츠를 아시아 등 제3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해 왔고 마침내 유럽의 벽을 넘게 됐다.

여기에 그동안 서류상으로만 제출했던 동계올림픽 경기장 등 각종 시설들을 꾸준히 건설하면서 대회 개최의지를 분명히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평창의 경기시설은 지난 2월 IOC실사를 통해 가장 컴팩트하고 효율적인 게임플랜을 갖고 있다고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경기장 대부분이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모여 있는 ‘동계스포츠 벨트’를 구축해 치르는 게 핵심이다. 고속철도 건설로 경기장까지 50분대 이내로 도착할 만한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강원도는 이미 조성해 놓은 7개 경기장 외에 6개의 경기장을 추가로 건설, 총 13개 경기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지막으로 평창은 유럽각국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파고들며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이탈리아 로마와 스페인 마드리드는 2020 하계올림픽 후보도시 신청을 한 상태이고 스위스 역시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해 왔다.

이 때문에 최종 후보도시에 오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와 잠재적 경쟁 관계인 이들 인근 유럽국가들과의 더 이상 공조체제를 이룰 수 없었고 유럽표가 분산돼 평창 지지로 선회했다.

박광재기자 kj5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