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만든 것입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숨은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 ‘평창 올림픽 유치’라는 명분으로 특별사면(IOC위원 자격 회복)을 받았던 이 회장으로서는 커다란 짐을 내려놓게 됐다.

이 회장은 7일 새벽 IOC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가 있은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부 저보고 했다고 하는데, 이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만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회장은 “평창 유치팀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특히 이명박 대통령께서 오셔서 전체 분위기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겨우 이기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유치 활동을 위해 지난해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 이후 지금까지 1년 반가량 모두 11차례에 걸쳐 170여일을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그가 다녔던 거리만 21만㎞로, 지구를 5바퀴 이상 돈 것이며, 사흘에 하루는 타국에서 잠을 잔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모든 IOC위원을 만나셨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IOC 위원과의 식사 자리가 있을 때는 항상 해당 IOC 위원의 이름이 새겨진 냅킨을 준비해 감동을 줄 만큼 세심한 부분까지 정성을 쏟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역시 이번 유치 성공을 국민들의 성원과 이명박 대통령의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현지에서의 지원, 이 회장의 글로벌 유치활동이 어우러져 이뤄낸 쾌거라며 이 회장의 노력을 숨기지 않았다. 삼성 고위 관계자가 “(유치 활동 때문에)소화가 안 될 정도”라고 토로할 만큼 삼성은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에 그룹의 사활을 걸었고,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목표 달성으로 큰 짐을 내려놓았다는 안도와 기쁨의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임대환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