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확정 지을 수 있었던 데는 두 번의 실패를 교훈 삼은 평창 유치위의 뼈를 깎는 노력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일등공신을 치자면 완벽한 프레젠테이션(PT) 덕이었다.

평창유치위의 고위 관계자는 “사실 경쟁도시인 뮌헨을 앞선다는 것은 투표 전에 확신했지만 이처럼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완벽한 프레젠테이션 덕분”이라면서 “스토리 텔링을 가미한 PT 덕에 아마 10표 이상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게 하는 효과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치위는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 두 차례 모두 실패한 원인 중 하나로 너무 평범하고 호소력이 부족한 PT를 지목했다. 유치위는 세 번째만큼은 이 부분을 확실히 하고 싶었다. 우선 PT의 틀을 확 바꾸기로 했다. 종전 두 차례는 국내 전문기업에 맡겼지만 이번엔 외국 대행사에 의뢰하기로 했다. ‘외국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보다 객관적인 평창’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적중했다. 유치위는 수소문 끝에 영국의 전문회사인 뉴문(New Moon)을 택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쪽 영상물을 주로 맡아오며 경험이 풍부했던 이 회사에 국내 시설물 등을 소개하는 테크니컬 영상물 외에 세 가지 영상물을 만들도록 했다. 첫 번째 2분짜리 ‘도입’영상과 세 번째 2분짜리 ‘Best of both worlds’영상, 네 번째 3분짜리 ‘New Horizons Portrait’ 영상 등이었다. 이번 PT를 통해 선보인 영상물은 외국인이 보기에도 감성을 자극하는 수작으로 평가받으며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평창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막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유치위는 6개월에 걸쳐 제작비 40억원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를 놓고 볼 때 만족스러운 성과였다.

더반=최명식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