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그래픽=조연수·김명화기자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나흘째를 맞은 29일 인천 옹진군 백령도 장촌포구 앞 해변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날 해군은 함미부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승조원들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산소 호스를 선체에 연결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과 민간 잠수부들은 승무원들의 생존을 돕기 위해 산소 호스를 최고 수심 40m에 달하는 해저로 투입했다. 하지만 유속이 빨라 호스를 연결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승조원들의 호흡이 가능한 물리적 시간이 29일 오후 7시로 추정되는 만큼 해군은 이날 오후중에는 산소호스 연결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백령도에서는 간밤에 두 동강 난 천안함의 ‘함수’와 ‘함미’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주민들도 해안으로 몰려나왔고 수색에 투입될 군 장병들은 이른 시간에 나와 작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바다 위에는 해군 소속 3000t급 구조함 광양함을 비롯한 중대형함 6척, 고속정 5척, 해경 함정 6척에 더해 미군 소속 구축함 커티스윌버함과 라센함, 순양함인 샤일로함 등이 마치 선단을 이루듯 늘어서 본격 수색을 알리고 있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5시30분. 30~40명의 해병대원들이 수색에 사용될 고무보트를 점검하고 있었다. 새벽공기는 바닷바람 탓에 한결 더 차갑게 느껴졌지만 장병들은 아랑곳 없이 노와 구명조끼, 모터 등을 보트에 설치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오전 6시가 지나면서 동이 터오자 준비를 마친 해병대 수색대원들은 바쁘게 장비를 챙겨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천안함 침몰지점으로 향했다. 수색에 나선 해병대 6여단 소속 한 상병은 “밤새 2시간씩 교대로 근무를 서고 있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며 “차가운 물속에 있는 전우들이 한 명이라도 구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바다 위에선 이미 해군 소속 구축함들과 고속정 등이 늘어서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어군탐지기를 보유한 일반 어선들도 바다 밑에 있는 선체나 잔해를 찾기 위해 동참했다. 하늘에서는 해병대 헬기와 해경 헬기가 쉴 새 없이 사고 현장 부근을 낮게 선회하며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날부터는 실종자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함미 부분에 접근하기 위해 잠수사들이 대거 투입돼 침몰지점 일대에서 집중적으로 탐색 작업을 벌였다. 광양함을 기점으로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민간 다이버들인 한국구조연합회 회원들이 조류가 멈추는 정조시간에 맞춰 오전부터 수중 탐색에 나섰다.

사고 이틀째인 27일 64명을 투입했던 SSU는 인원을 82명으로 늘려 선체 접근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해군특수전여단(UDT) 30여 명과 특전사 소속의 잠수사 20여 명도 이날부터 작업에 나서 힘을 보탰다.

이날부터 수색작업에 함께 나선 정동남(60) 한국구조연합회장은 “기상상태가 양호하고 조류도 빠르지 않아 작업환경이 좋다”며 “오늘은 좋은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령도 주민들도 일손을 놓은 채 해안가에 몰려들어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이 지역 한 사찰의 보살 이청명화(여·55)씨는 “장병들이 저기서 얼마나 추울까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다”며 “한 명이라도 구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령도 =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