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 다오.’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천안함이 침몰한 지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실종된 승조원 46명의 생존 소식에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적같은 생존 소식이 전해지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 가능성도 점점 옅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은 깊어지고 있다.

29일 오전 해군과 해경은 함정, 경비정, 헬기 등을 동원해 사고 인근 해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지금까지 천안함 승조원들의 생존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해군이 지난 28일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에 따르면 침몰된 천안함에 승조원이 살아있을 경우 생존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은 69시간. 폭발 당시 격실구조의 천안함 선실을 승조원들이 밀폐시켰다고 가정하고 함미쪽 침실에 있던 21명이 통상의 호흡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다. 따라서 천안함 함미 부분이 뒤집힌 시간을 27일 오후 10시쯤으로 보면 29일 오후 7시까지가 생사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46명의 실종 장병 가족들은 마지막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폭발 당시 함미 부분에서 ‘펑’하는 굉음과 함께 선체에 구멍이 뚫린 만큼 잠자던 장병들이 깨어 출구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쏟아지는 바닷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침실 부분을 격리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가족들의 안타까운 희망에도 불구하고 46명의 실종된 승조원들로부터 조금씩 고개를 돌리고 있다. 해군은 28일 오후 10시30분쯤 침몰한 천안호 함미 부분을 파악했으며 29일 오전에는 부표를 띄웠다. 그러나 천안호 함미에 해군 해난구조대(SSU)와 민간 잠수부가 투입돼 제때 이들을 구출해낼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는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실종된 장병들이 배를 탈출한 상태에서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해경 측에서는 통상 영상 8~10도의 수온에서는 사람이 물에 빠진 채 3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어 추가 생존자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