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은평구 장애아동거주시설인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 어린이가 건넨 과일을 먹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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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김 여사가 총선 뿐 아니라 2년 전인 2022년 치러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도 개입한 정황이 담긴 SNS 메시지와 음성 파일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19일 뉴스토마토는 경남 창원 지역 정치 활동가 명태균 씨의 통화 음성 파일 등을 공개했다. 통화 내용에서 명 씨는 지난 2022년 5월 9일 한 남성과의 통화에서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래대”라며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말했다. 이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당시 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의 의사와 반해 (대통령과 김 여사의 개입으로)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뜻이라고 해당 남성은 설명했다. 윤상현 의원은 당시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국민의 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명 씨는 해당 통화에서 당시 국회의원 두 명이 대통령을 위시해 김영선 전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공천하도록 당 공관위를 압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인이 이를 뒤집었다고 명 씨는 주장했다. 그는 “A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지고. B가, 공관위 압박을 넣어 가지고”라며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끝났어. XXX들, 대통령 뜻이라고 해갖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라고 말했다. 이어 “소문내면 안 돼요.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 OOO 입 조심하라 하고. 우리끼리만 그거 하고”라며 “내일 아마 점심 때 발표하겠지, 그 행사가 있기 때문에”라고 설명했다. 명 씨가 말한 행사는 다음날 열린 윤 대통령의 취임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명 씨는 아내와 함께 해당 행사에 초청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당시에도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의창 공천 배제 사실을 사전에 알고, 김해갑으로 지역구 변경을 주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또 다른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2월18일 오후 9시38분 E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며 “그러니까 빨리 기사, 빨리 내 갖고 빨리 확인하고. 그 기사를 여사한테 줘야 돼요. 나한테 빨리 보내”라고 지시했다. 실제 김 전 의원이 당시 지역구인 창원의창을 떠나 김해갑에서 출마하겠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예정된 날짜(2월 19일)보다 하루 앞당겨 18일 오후 언론에 전해졌다.

명 씨는 2월 26일 오전 11시4분 해당 남성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김영선이 컷오프요. 끝난 지 오래됐어”라고 말했다. 이후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사흘 뒤인 2월 29일 개혁신당의 이준석·천하람 의원 등과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만나 ‘김건희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하며 개혁신당의 총선 앞순번을 요구했다고 뉴스토마토는 전했다.

뉴스토마토는 당시 김 여사가 명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를 개혁신당 측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 김 전 의원이 폭로를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고, 이 의원 등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다고 뉴스토마토는 전했다. 이후 비례대표 3번을 주기로 하고 논의를 계속 이어갔지만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김 전 의원 합류에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이들의 회동이 최종 결렬됐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 등도 김 전 의원이 비례대표 앞 순번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 인정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 같은 보도에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김 전 의원이 주변에 이야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이 완결성이 없을 뿐더러 대중적으로 논란이 있는 김영선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었다”며 “김 의원에게 비례대표 1번을 주겠다고 한 것은 김 전 의원 측의 기대와 요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