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실종자들이 몰려있을 것을 추정되는 함미의 위치를 확인했으니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최대한 신속하게 수색작업에 나서 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사고발생 나흘째인 이날 “생존자가 있다는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고 말한 뒤 “한점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오전 7시40분부터 약 20분간 국가위기상황센터에서 천안함 수색 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돕고 있는 민간 잠수사들에게도 최대한 협조하고, 이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수석회의에서 “정부 각 부처가 국정운영은 소홀함이 없이 하되 긴장을 늦추지 말고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해 달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참모가 전했다. 청와대는 ‘천안함 사고’발생 나흘째인 이날 초긴장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사고 발생 원인파악에 대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섣불리 예단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원인 진단 작업이 지지부진하고, 사태수습 과정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청와대 참모들은 최종적인 원인진단 결과는 침몰한 천안함을 인양한 뒤에나 가능하고, 최소 침몰한 함수·함미 부분 정밀검사 작업이 이뤄져야 윤곽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안보전문가들 사이에 ‘기뢰’로 인한 외부충격 가능성이 높게 진단되는 상황에서 청와대 관계자는 “천안함 함장의 진술이나 침몰한 배의 상태 등으로 미뤄볼 때 사지선다형 문제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기뢰폭발 가능성을 약간 더 높게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외교안보라인 핵심 참모는 “만약 기뢰로 인한 폭발이었을 경우 6·25전쟁 당시를 포함해 우리측이 부설해놓은 기뢰 중 회수 안된 것일 수도 있고, 북한측이 뿌려놓은 것이 사고해역까지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참모는 “만약 기뢰폭발로 인한 사고이고, 파편을 회수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쪽 기뢰에 의한 것인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원인 진단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외교안보문제, 특히 이 부분을 섣불리 판단할 경우 남북관계에 미칠 엄청난 파괴력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상협·방승배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