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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은 폭발한 지 2시간34분만에 침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된 승조원들과 해경, 군당국측의 발표 내용이 시간상 약간씩 엇갈리는 부분이 있지만 이를 종합하면 천안함은 ‘폭발로 배가 두동강 나서 함미 부분은 바로 가라앉고, 함수 부분은 나중에 뒤집혔다’는 것이다. 물에 떠밀려 표류하던 함수 부분은 14시간30분만인 27일 정오쯤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26일 오후 9시30분. 백령도에서 남서쪽으로 1.8㎞ 지점을 순찰하던 천안함의 함미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 함장인 최원일 중령은 “함장실에서 작전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선체가 직각 형태로 오른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망치로 깨고 (함장실) 문을 열어줘 올라가 보니 이미 함미 반쪽이 없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천안함 내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엔진이 꺼지면서 전기가 끊기고 통신마저 두절됐다. 물위에 있던 함수가 기우뚱거리자 갑판과 함수쪽에 있던 장병들이 급히 뱃머리 쪽으로 몰려들었다. 실종자 가족 설명회에 나온 한 상사는 “야식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배가 흔들리더니 정전이 됐고 몸이 10㎝가량 튀어 올랐다”며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밖으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천안함 포술장은 가장 먼저 2함대사령부 상황실에 “배가 기울어 침몰중”이라고 휴대전화로 보고했다. 최 함장도 곧바로 휴대전화로 함대사령관에게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배는 90도 각도로 기울었고 각종 장비들이 쏟아졌다. 일부 승조원은 물건에 머리를 부딪혀 피를 흘리며 뇌출혈 증상을 보였다.

해군은 사고 발생 11분 만인 오후 9시41분쯤 백령도에 있던 고속정 4척에 출동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고속정이 도착하기 전인 9시50분쯤 함미 부분을 중심으로 함정의 60%가 물 속에 잠겼다. 해군 고속정은 오후 9시58분쯤 도착했다. 하지만 침몰 중인 천안함에 다가가기 어려워 라이트로 해상을 비췄다.

승조원을 구한 것은 오후 10시 15분쯤 도착한 해경 구조정이었다. 해경은 즉각 10인승 고무보트를 내려 천안함에 접근, 10시43분 해경 고속단정 1호가 8명, 2호가 12명을 구조했다. 이어 11시2분 고속단정 1호는 다시 12명을 구조했으며, 11시20분 2호가 함장을 포함해 12명을 구조하고 마지막으로 구명정에 있던 12명이 11시35분에 구조됐다. 56명이 해경에 의해 구조됐으며 2명은 어업지도선인 인천227호에 의해 구조됐다.

실종된 46명은 기관부 침실 등이 있는 세컨드 플랫폼에 34명, 그 상부인 퍼스트 플랫폼에 12명이 위치해 있었다. 장병 구조가 진행되던 오후 11시쯤 북쪽에서 미확인 비행물체가 레이더에 포착돼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에서 함포가 5분간 불을 뿜었다.

해경에 따르면 천안함은 27일 새벽 0시4분쯤(폭발 이후 2시간34분 경과) 뒤집힌 상태로 사실상 침몰됐다. 이후 함수 밑부분이 수면에 약간 드러나 있었지만 이날 정오쯤 완전히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박세영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