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남, 기표용지 공개 논란
부시 前대통령 “아무도 안 찍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격렬하게 맞붙었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8일 뉴욕에서 각각 한 표를 행사했다.

클린턴은 이날 오전 2시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마지막 유세를 마친 뒤 자택이 위치한 뉴욕으로 이동, 이날 오전 8시 뉴욕 외곽 채퍼콰의 그래핀 스쿨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투표했다. 클린턴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투표소에 들어섰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클린턴은 기자들에게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번 선거 결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말했다. 앞서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이날 오전 6시 버지니아주 주도 리치먼드에서 부인 홀턴 여사와 함께 일찌감치 투표했다.

트럼프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뉴욕 맨해튼 56번가의 PS 59 비크맨 힐 인터내셔널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멜라니아, 장녀 이방카와 함께 투표했다. 트럼프는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여론조사가 의도적으로 조작됐다”면서 “아이오와·뉴햄프셔·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에서 선전하고 있고, 내가 궁극적으로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는 이날 기표를 하면서 바로 옆에서 투표하는 멜라니아를 눈을 내리깔고 지켜보면서 마치 투표 행위를 감시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차남 에릭도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 투표하면서 아버지 트럼프에게 기표한 투표용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선거법 위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날 각각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재비츠 컨벤션 센터와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두 건물은 약 3㎞ 떨어져 있다.

한편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에게도, 클린턴에게도 투표하지 않은 채 투표용지를 빈칸으로 남겨뒀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도 “부시 전 대통령과 부인 로라 여사는 대선 투표용지를 빈칸으로 두고, 상·하원 선거에만 투표했다”고 확인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