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아내 흰 정장 착용에
“클린턴 지지 의사 표명” 해석

8일 진행된 미국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 공화당의 핵심인사들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BS뉴스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투표하면서 대선 후보 표기 부분을 빈칸으로 남겨뒀다. 부시 전 대통령의 대변인 프레디 포드는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를 빈칸으로 두고 다운밸럿(down-ballot, 상·하원 등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다른 선출직)에만 투표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그의 동생이자 트럼프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그리고 이들의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앞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무소속 에번 맥멀린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날 투표를 마친 뒤 ‘트럼프에게 투표했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이날 매케인 의원이 투표장을 찾을 때 아내 신디가 흰색 정장을 입은 점을 두고 일부 인사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 의사 표명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미국 정치권에서 흰색 정장은 여성 참정권 운동을 상징하는 의상이기 때문이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