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선전에 금융시장 요동

일각 “주가 10%이상 폭락 우려”
안전자산 금값 1300달러 돌파
멕시코 페소화·엔화 등 급등락
원달러 환율 1150원대 근접도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오는 9일 국내외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예상을 깨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개표 중반까지 대접전 양상을 보이자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초반 상승세를 보이다 트럼프 선전에 급락세로 전환해 장중 195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은 한때 5%대 폭락장을 보이며 6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한때 1150원 선까지 육박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1300달러를 돌파했고, 엔·달러 환율도 102엔대까지 떨어졌다.

9일 한국거래소와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전거래일보다 4.70포인트(0.23%) 뛴 2008.08로 출발한 뒤 오름세를 보였으나 개표 초반 트럼프 후보가 선전하자 하락 폭을 키웠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낮 12시 5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46.86포인트(2.34%) 하락한 1956.52를 기록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코스피 지수는 더 떨어져 3%대 가까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시 주가 폭락을 뜻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같은 시간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145.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6.0원 내린 1129.0원에 개장했으나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한때 1149.55원까지 올라 1150원대에 근접하기도 했다.

국제금융센터도 ‘미 대선 결과 전망과 향후 변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 금융시장엔 큰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후보 승리 땐 현지 주가가 최근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할 것이며 일각에서는 주가가 10% 이상 폭락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체에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증시도 개표 결과에 따라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오전 11시 5분 현재 전일 대비 0.86% 하락한 17023.27을 기록 중이다.

토픽스 지수도 등락을 거듭하다 전거래일 대비 0.91% 내린 1351.12에 거래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멕시코 페소화와 일본 엔화가 급등락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금 가격은 전날 뉴욕시장에서 온스당 1270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9일 오전 다시 1300달러 선을 넘어섰다.

김충남·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